▲ (사)해냄복지회 강현욱 실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솜 기자] “장애인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심리적 자립입니다.”

사단법인 해냄복지회(이사장 서정숙) 강현욱(40) 실장은 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있다. 자신도 장애인이지만 보람을 느끼며 일을 척척 해내고 있다. 그는 어렵게 대학을 졸업했고, 우여곡절 끝에 첫 취직자리를 얻었다.

첫 직장은 장애인 200명을 한곳에 모아 놓고 단순 사진 스캔 작업을 시키는 곳이었다. 이후 IT 계열에서 능력을 키운 강 실장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서 일했지만 그곳에서도 단순 작업과 허드렛일을 반복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10년을 이렇게 일하다 보니 많은 고민이 쌓였다. 강 실장은 “당시 내 몸은 세상과 부대끼고 있었지만 심리적으로 사회의 구성원이 되지 못한 상태였다”며 “지금 하는 단순 작업을 반복하며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지금껏 내가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장애인들을 도울 것인가를 놓고 갈등했다”고 회상했다.

후자를 선택한 강 실장은 2008년 장애인과 관계 전문가 그룹이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조직한 단체에 함께했다. 이곳은 2009년 (사)해냄복지회로 설립됐다.

현재 (사)해냄복지회는 발달장애인 및 뇌중추신경장애인의 생애 주기와 장애 정도에 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맞는 복지모형의 정착화도 꾀하고 있다. 당시 강 실장은 장애인들의 자립에 대해 남다른 뜻을 품어 왔다.

그는 “‘자립’이란 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정의했다. 아울러 강 실장은 ‘정서·심리적 자립’이 될 때 비로소 진정한 자립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생활·경제적 자립을 하려면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바꾸면 되지만 심리적인 부분은 내면에서부터 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강 실장은 지금껏 장애인과 가족을 상담해본 결과 대부분이 심리적 자립이라는 부분에서 가장 어려워했다고 밝혔다. 시설이나 집에서 몇십 년 이상을 의존해 살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데 서투른 장애인들이 제대로 정체성을 깨닫기 위해선 일반인보다 배는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오랫동안 자립하지 못한 장애인이 자신의 생각을 키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이 때문에 자신의 결정권은 물론, 이에 수반된 의무와 책임을 알지 못해 나중에 세상으로 발을 디딜 때 큰 장벽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장애인이 자립하게 되면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큰 이익이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반면 장애인들의 자립이 지체될수록 다음 세대가 짊어지는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고 강 실장은 덧붙였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인식 개선도 촉구했다.

그는 “소설 ‘벙어리 삼룡이’ ‘노틀담의 꼽추’나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떠올려 보라”며 “과거에는 장애가 있더라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정을 받고 함께 살아갔다. 그런데 근대 산업사회로 넘어가면서 노동력이 뒤떨어지는 장애인들이 따로 분리되는 현상이 발생했고 장애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함께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편견을 복지회를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 처음 설립이 될 때부터 장애인들과 함께 시작했기에 전문가들로만 구성된 일부 센터들과는 다르다고 그는 밝혔다.

또한 그는 “센터에서 만든 틀(프로그램)에 장애인들을 맞추려는 것은 잘못됐다”며 “장애인이 자립을 위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종의 ‘부채 의식’이 있다고 고백했다. 자신이 일을 할 수 있게끔 돕는 손길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들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지금처럼 가치 있는 일을 계속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늘한 온도의 사무실에서 땀을 흘리며 열변을 토했던 강 실장은 말미에 부탁을 남겼다.

“장애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현실입니다. 이때 자신이 절망으로 떨어지지 않게끔 받쳐주는 손을 우리 모두가 함께 내밀었으면 좋겠습니다. 끊임없이 그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면 장애인과 그의 가족이 다시 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